시대 읽기 2. 고립의 시대 식당에서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카페에 1인용 테이블이 늘어나는 풍경은 낯설지 않습니다. 한집에 사는 가족도 카카오톡으로 대화하고, 직장에서는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소통하다보니 직접적인 만남은 줄어듭니다. 편리와 효율은 늘어났을 지 몰라도 사람 사이의 접촉은 뜸해졌습니다. 1인 가구 증가는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흐름이지만, 홀로 비용부터 유지, 보수까지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팬데믹을 거치며 확산된 비대면 문화는 생활 반경을 축소시켰고, 디지털 기기가 만드는 가상의 연결은 진실한 아날로그적 관계에 대한 갈증을 깊게 만듭니다. SNS 속 타인의 모습과 자신을 비교하며 소외감을 느끼거나, 편향된 정보의 세계에 갇히기도 합니다.
경제학자 노리나 허츠는 그의 저서 『고립의 시대』에서, 외로움은 개인의 감정을 넘어 사회 전체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합니다. 오랜 시간 격리된 개체는 새로운 상대를 만났을 때 경계심이나 공격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동물 연구를 통해 관찰되는데, 고립 환경이 건강한 관계 형성을 어렵게 한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연장선에서 개인의 고립은 이웃을 잠재적 위협으로 여기거나, 다른 생각을 가진 이를 쉽게 적대시하는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 곧 삼위일체처럼 관계 속에서 살아가도록 지음 받은 인간이기에 외로움은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어떤 이들은 고독감의 벼랑 끝에서 안타까운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며칠 전 곁에 있는 태종대 중학교에서 한 아이의 극단적 선택은 말로 다 못할 충격이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사회적 고립은 정신 건강은 물론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합니다.
깊어지는 고립의 그림자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빛이 될 수 있을까요? 교회마저 세상처럼 단절된다면 어디에서 참된 위로와 소망을 찾을 수 있을까요. 사랑과 섬김, 서로를 향한 진실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예배 후 잠시 시간을 내어 서로의 안부를 묻고, 홀로 있는 지체에게 문자를 보내고 때로 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교회가 깊고 진실한 만남의 공간이 될 때 차가운 고립의 벽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고립의 시대, 만남과 연결을 통해 온기를 전할 수 있길 바랍니다. 우리 제8영도교회가 세상의 외로움을 치유하고 참된 공동체를 경험하는 ‘연결 허브'로 세워져 가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