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시선 지난 4월 바티칸의 베드로 성당을 방문했습니다. 긴 줄을 기다려 드디어 본당에 들어섰습니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웅장함에 압도당하던 찰나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니 고대하던 작품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The Pietà)이었습니다. 16세기 당시 이 작품이 공개됐을 때 사람들은 수군거렸습니다. 지나치게 마리아만 부각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마리아는 아주 곱고 우아하게 조각된 반면 예수님은 마른 몸에 옆모습만 볼 수 있어 별로 눈이 가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33세의 아들보다 50세 정도되는 마리아가 훨씬 커보였습니다. 항간의 논란에 미켈란젤로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 조각은 신에게 바치는 것이니 인간의 시선으로 평가하지 말라” 사람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정면이 아닌 하늘의 관점으로, 사람이 아닌 하나님의 시각으로 보면 오직 드러나는 건 예수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조각상의 주인공은 예수님이었습니다. 우리 삶과 교회를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초라하고 문제점 투성이일지 모릅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는 기분 좋은 산들바람 대신 나무를 뽑고 지붕을 날려버리는 태풍이 불 때가 더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전히 하늘에서 우리를 보고 계십니다. 보잘 것 없는 인생과 교회지만 주님께서 붙들고 일하십니다. 땅에서는 ‘이건 아닌 것 같아’ 싶지만 하늘에서는 ‘바로 그거야’하십니다. 저부터 하늘의 시각을 가지려 합니다. 하나님의 뜻과 인도하심을 더 신뢰하려합니다. “왜?” 라는 질문 대신 “네” 라는 대답을 뱉는 인생이 되고 싶습니다. 하늘의 시선으로 땅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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