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편지

제목(251206) 대강절Advent 두 번째 기다림 - 평화Peace2025-12-07 09:40
작성자 Level 10


대강절Advent 번째 기다림 - 평화Peace

 


대강절 두 번째 주일, 기다림이 한 주 더 깊어졌습니다. 우리는 지난주 소망의 촛불에 이어, 오늘 평화(Peace)의 촛불을 하나 더 밝힙니다. 어둠이 짙을수록 빛은 더 선명해지듯, 소란스러운 세상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참된 평화임을 깨닫는 시간입니다.


세상이 말하는 평화는 로마의 ‘팍스(Pax, 평화)’입니다. 황제의 힘으로 모든 문제 요소를 짓눌러 전쟁이 없는 상태(absence of war)를 뜻합니다. 하지만 교회는 다른 평화를 기다립니다. 성경의 평화는 히브리어 ‘샬롬(Shalom)’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정적이 아니라, 깨어진 것이 합쳐지고, 부족한 것이 채워져 비로소 온전해지는 ‘회복(wholeness)’을 의미합니다.


이 평화 역시 세 시제의 주님을 향해 있습니다. 과거, 하나님과 원수 되었던 우리를 위해 십자가로 막힌 담을 허무시고 화목제물이 되어주신 초림의 주님, 미래,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뒹굴며 해함도 상함도 없는 완전한 나라를 이루실 재림의 주님, 그리고 오늘, 여전히 불안하고 다투는 세상 한복판에서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요 14:27) 말씀하시며 우리 마음을 지키시는 임마누엘 주님입니다.


오늘 우리는 마음속에 두 번째 촛불을 켭니다. 주님이 주시는 평화는 환경이 좋아서 생기는 마음의 여유가 아닙니다. 폭풍우 몰아치는 바다, 그 깊은 곳에 흐르는 고요함처럼 주님 안에 거할 때만 누릴 수 있는 신비한 안정감입니다. 갈등으로 얼룩진 관계, 미래에 대한 염려로 소란한 마음 위에 샬롬의 왕이 오셔야만 누릴 수 있는 은혜입니다.


분주한 연말, 밖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울고 있는 이들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의 어그러진 마음과 관계를 온전케 하시는 샬롬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대강절 두 번째 주간, 평화의 왕으로 오시는 주님을 우리 삶의 자리에 초대합시다. 그분의 다스림이 있는 곳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