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편지

제목(251019) 시대읽기 12. No Cross(십자가 없음)2025-10-19 10:08
작성자 Level 10


No Cross(십자가 없음)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익숙했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입니다. 특히 젊은 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이런 고민에 대한 서구 교회의 반응을 소개하려합니다. ‘노 크로스(No Cross)’, 즉 ‘십자가 없음’이라는 다소 과격한 미국 교회의 움직임과 영국에서는 ‘프레쉬 익스프레션즈(Fresh Expressions)’ 운동을 통해 교회 건물을 넘어 삶의 현장으로 찾아가 공동체를 이루는 시도들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십자가나 건물보다 먼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섬김과 사랑으로 관계를 맺으며 그 안에서 신앙 공동체를 세워가려는 시도들입니다.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교회들에서도 흥미로운 변화가 보입니다:
복장과 언어 - 많은 목회자들이 권위적인 양복 대신 편안한 복장으로 강단에 서고, 일방적인 느낌의  설교(Sermon) 대신 친근한 메시지(Message)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이는 성도들과 함께 걷는 친구 같은 리더십, 꾸밈없는 진정성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입니다.
상징의 변화 - 교회 로고나 건물 외관에서 십자가를 의도적으로 감추거나 작게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는 십자가가 교회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부담이나 거리감을 줄 수 있기에, 먼저 공동체의 따뜻함으로 다가간 후 복음의 핵심을 나누려는 선교적 전략입니다. 십자가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표현 방식의 변화인 셈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교회가 모범생 ‘첫째 아들’만 환영하는 곳이 아니라, 집 나간 ‘둘째 아들’도 언제든 돌아와 쉴 수 있는 따뜻한 집(Home)이 되고자 하는 열망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 홈페이지 대문의 “Welcome Home” 역시 같은 의도를 나타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세상 교회의 몸부림을 보며 우리 자신을 돌아봅니다. 우리의 익숙한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벽이 되고 있지는 않을까요? 교회의 본질은 변할 수 없지만, 그것을 담는 그릇과 표현은 지혜롭게 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셨듯이12, 우리도 세상의 눈높이에서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우리 교회가 길 잃은 영혼들에게 따뜻한 집이 되고, 상처받은 이들을 품는 진정한 가족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세상의 변화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는 우리 제8영도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