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편지

제목(241201) 기다림의 계절2024-12-01 09:34
작성자 Level 10

 

기다림의 계절

 

기다림이 어색한 시대입니다. 오늘날 세상은 원하는 것이 있다면 기다리지 말고 즉시 소비하라고 말합니다. 돈이 없다구요? 괜찮습니다. 신용카드가 있으니까요. 월급을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가계 살림을 걱정하는 아내의 핀잔도 무시해도 괜찮습니다. 용서는 이미 허락보다 쉬운 일이니까요. 과거에는 만남을 위해 시간을 약속하고 장소에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위치를 파악하고, 약속에 변수가 생겨도 기다리지 않고 다른 일정을 진행할 있습니다. 기다림은 이제 구식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백성은 예로부터 기다림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아담은 약손하신 (후손) 기다렸고, 나이 많은 아브라함과 사라는 후손을 주리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오랜 시간 붙들어야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400 이상을 이제나 약속하신 땅으로 들이실까 고대했으며, 포로가 이스라엘 백성 역시 약속하신 다윗의 후손, 메시아가 오시길 학수고대 했습니다

 

이들의 기다림은 때때로 너무 오래 지나고, 열매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아담은 첫째 아들을 얻고는가인이라 이름 지었으나, 기대와는 달리 후손을 통한 약속의 성취는 더디게 다가왔습니다. 아브라함도 120년을 사는 동안 하나님이 약속한 후손은 이삭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하늘의 , 바다의 모래처럼 많아지리라 하나님의 약속이 너무도 불가능한 시작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애굽에서 400 동안의 종살이는 그저 절망의 시간이었고, 바벨론 포로 이후 500 가까운 침묵의 시기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약속을 다시 떠올리기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다리던 구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기다림의 열매가 되셨습니다. 여자에게서 씨로서( 4:4-5), 아브라함이 고대하던 우주적인 후손으로서( 1:1, 3:16), 출애굽의 성취자로서( 2:15, 9:31), 이스라엘을 넘어 만유의 메시아로서( 1:1, 1:32-33, 13:23) 오셨습니다. 예수님이 오심으로 모든 기다림이 성취를 보았습니다. 모든 인간은 이제 만족과 위로, 구원을 얻었습니다

 

기다림은 비생산적이고 수동적인 시간처럼 보일 있습니다. 그러나 산모가 아이를 기다리는 동안 새로운 생명은 속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기다림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약속에 대한 기대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더욱 의지했을 것입니다. 기다림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생명과 구원을 창조하는 신성한 시간입니다. 기다림은 자체로 깊고 지속적인 의미를 담고 있으며, 하나님 안에서 적극적인 성숙과 신뢰의 시간이 됩니다. 대강절, 주님 오시기를 기다립니다. 과거에 오신 주님께서 지금 삶에, 그리고 앞으로 우리 모두에게 오시기를 기다립니다. 고난과 실패 중에도 기다리며, 생명과 구원을 염원합니다. 주여, 오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