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거대한 일 지난 수요일은 고신대 종강 모임으로 기도회를 진행했습니다. 요20:19-23 말씀으로 우리를 삶의 자리로 파송하시는 선교의 주님을 전했습니다. 뜨겁게 기도한 후 치킨과 스벅 리유저블컵으로 고신대 학우들을 격려했습니다. ‘이 친구들, 이제 나를 위해 죽으라면 죽겠구나’ 싶을 정도로 좋아하는 걸 보니 흐뭇했습니다. 다 마치고 한 친구가 찾아와 인사를 건넸습니다. 집이 김해라고 합니다. 우리 수요기도회가 좋아서 매주 참석 한 다음 1시간 30분 걸리는 먼 길을 그 밤에 간단고 했습니다. 너무 고맙고 기특하고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인사하고 보내려는데 자기 이야기를 조금 시작합니다. 자신을 가정으로 파송하셨다는 사실이 두렵다는 말과 함께.. 뭔 말인가 듣다가 참..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한 형, 10억에 이르는 빚을 갚기 위해 직장이고 재산이고 다 날린 아버지, 덕분에 온 식구가 단칸방에서 부대끼며 사는 현실, 그래도 여전히 남아 있는 적지 않은 빚, 지금도 정신 못차리고 돈 달라는 형과 늘 싸우는 집안 분위기, 너는 이 꼴 보지말고 나가서 공부하고 니 인생 살라고 부탁하시는 어머니, 돈 받으러 온 건달들 앞에 무릎 꿇고 빌던 부모님을 보면서 우리가 죽든 저 건달 새끼들이 죽든지 해달라고 기도했지만 침묵하시는 하나님… 이런 현실로 주님이 파송하셨다고 하니 너무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말씀과 기도를 통해 다시 힘을 얻어 나가겠다고 덤덤하게 말하더군요.
뭐라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저는 그저 성경을 읽고 주해를 통해 발견한 내용을 전한 것 뿐인데, 이 친구는 그 말씀 때문에 다시 사선(死線)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뭐라도 격려하고 싶었습니다. 하나님이 목석 같이 죽은 신이 아님을 말해주고 싶었다.
“친구야, 해가 뜨고 지지만 지구의 자전을 볼 수 없고, 계절이 바꿔지만 지구의 공전을 볼 수 없어. 거대한 일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법이야. 하나님의 손길도 그렇다. 영원한 행복이 없듯 영원한 고난도 없다.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느끼든 못느끼든 하나님은 일하신다. 힘내라. 밥 함 먹자!” 우리 교회를 왜 영도 뒷편 꼭대기, 고신대학교 앞으로 보내셨는지 이유를 또 발견합니다. 이곳에서 설교하고 기도해야할 이유를 다시 깨닫습니다. 지금도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위로와 소망이 넘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