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고 실행하고
지난 주 도시개발공사 아파트 동대표님이 교회를 찾아왔습니다. 이미 김순복 권사님이 귀뜸해 주신 터라 잘 상담할 준비를 하고 맞이하였습니다. 동대표님은 2년 전 제가 부임하고 처음 설교하던 날 함께 예배드린 적이 있다고 인사했습니다. 메세지에 마음이 열리고 젊은 목사가 사람을 끄는 힘이 있었다고 칭찬하길래 저도 모르게 무장해제 되었습니다. 동대표님은 그간의 몇 가지 봉사를 말씀하셨습니다. 먼저는 무연고자 시신 수습이었습니다. 주민의 50% 가까운 독거노인(무연고자)들이 계신대 고독사 후 방치되지 않도록 시신을 수습, 장례 치르고 있었습니다. 사는 동안 외로움에 몸부림치다 마지막까지 홀로 떠난 분들을 39구나 수습했고 심지어 유골이 소산(消散)되지 않도록 추모관에 안치하는 일까지 해오셨습니다. 두 번째는 명절 음식을 준비해 무연고자 분들께 나누는 일을 해왔습니다. 세번째는 매월 하루 그 달에 생일 맞은 노인들을 위해 미역국을 끓이고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대표님은 좁은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나르는 일이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라며 교회의 도움을 요청하러 온 것이었습니다. 명절과 매월 1회 교회가 식당을 제공하고 노인들의 친구가 되어 달라고… 부끄러웠습니다. 동삼동의 나물보다 큰 나무가 되어 지친 새들이 깃들어 안식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정작 바로 옆에 있는 도개공 이웃들을 돌보지 않고 뭐했을까 싶었습니다. 와치로 199-13으로 파송하신(파송=missio=mission=사명) 주님의 사명을 앵무새처럼 말로만 외치고 있었던건 아닌가 반성했습니다. 동시에 감사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지역의 위로자,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며 길을 보여달라고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한 걸음 내딛도록 도우시는 듯했습니다. 기도 응답이었습니다. 주기도문은 간구와 다짐이 함께 있는 기도입니다. 우리의 일용할 양식을 간구했다면, 우리 중 일용할 양식이 없는 자에게 나누기를 다짐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한대로 실행할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기도하니까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셨습니다. 할 수 있다면 동대표단과 정식 MOU(업무협약)를 맺고 정기적으로 봉사하려 합니다. 지역을 섬기는 기쁨에 우리 성도들이 기꺼이 동참하길 바랍니다. 기도하고 실행하는 즐거움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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