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편지

제목(251214) 대강절Advent 세 번째 기다림 - 기쁨Joy2025-12-21 09:41
작성자 Level 10


대강절Advent 번째 기다림 - 기쁨Joy

 

대강절의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엄숙한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성탄이 가까워올수록 우리의 기다림은 설렘으로 물들어갑니다. 그래서 교회는 전통적으로 대강절 셋째 주일을 기뻐하라(Gaudete) 주일로 지킵니다. 무거웠던 보라색 예전(Liturgy) 색깔이 잠시 장밋빛(Rose)으로 바뀌는, 기다림 자체가 축제가 되는 시간입니다.


세상이 말하는 기쁨은 해피니스(Happiness)입니다. 이는 우연히 일어나다(Happen)라는 말에서 유래했듯, 좋은 일이 생겨야만 웃을 수 있는 조건부 감정입니다. 상황이 좋으면 있고, 나쁘면 사라지는 안개와 같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기다리는 기쁨(Joy)은 다릅니다. 그것은 깊은 샘물처럼, 상황을 뚫고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근원적인 희열입니다. 바울이 감옥 안에서도 “기뻐하라”고 외칠 수 있었던 그 신비한 능력입니다.


이 기쁨 또한 세 시제의 주님과 맞닿아 있습니다. 과거, 캄캄한 밤 들판에서 양 치던 목자들에게 천사가 전해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눅 2:10)이 되신 초림의 주님, 미래, 눈물도 사망도 없는 영원한 나라에서 우리를 맞이해주실 재림의 주님, 그리고 오늘,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고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합 3:18)라고 고백하게 하시는 구원의 주님입니다.


오늘 우리는 마음속에 세 번째 촛불을 켭니다. 이 촛불은 회개와 절제 속에서도 주님 오심이 너무나 벅차 터져 나오는 감출 수 없는 기쁨의 상징입니다. 또한 이 기쁨은 혼자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나누는 사랑으로 이어집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주위를 돌아보며 어렵고 가난한 이들에게 사랑을 실천할 때, 그 기쁨은 배가 되어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한 해의 끝자락, 혹시 웃음을 잃어버린 채 메마른 시간을 보내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환경이 주는 얄팍한 재미가 아니라, 영혼 깊은 곳을 채우시는 주님의 기쁨이 회복되기를 원합니다. 대강절 세 번째 주간, 우리 곁에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생각하며 메마른 입가에 미소가, 굳어버린 마음에 찬송이 회복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