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읽기 3. 인포데믹 인포데믹이란 정보(Information, 인포메이션)와 전염병(Epidemic, 에포데믹)의 합성어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악성 루머가 바이러스처럼 빠르게 퍼져나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의 양이 많아진 만큼, 그 진위를 가려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자극적인 제목과 감정적인 언어로 포장된 가짜뉴스나 음모론은 우리의 정상적인 판단을 흐리게 합니다. 유투브를 보면 비슷한 것만 계속 나오는데, 바로 알고리즘이 우리로 하여금 보고 싶은 것만 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사실 보다 ‘확증 편향’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인포데믹 현상은 교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성도들이 애용하는 유튜브 채널이나 단체 카톡방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건강 정보, 정치적 음모론, 신학적으로 왜곡된 주장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유통됩니다. 때론 이것이 성도 간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낳고, 심지어 신앙의 본질을 흐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다보면 세상 속에서 진리의 등대가 되어야 할 교회가 거짓의 확산 경로가 되기도 합니다. 결국 신뢰를 잃고 전도의 문이 막히는 일도 벌어집니다. 무분별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붙들고 어떻게 분별해야 할까요? 인포데믹 시대는 넘치는 정보와 그것의 무한 전파가 가능하지만, 역설적으로 ‘진짜’가 무엇인지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교회는 되려 이런 시대를 맞아 ‘진리를 분별하는 공동체’로서 사명을 회복할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우리는 먼저 요동치는 정보의 파도 속에서 변치 않는 진리의 닻이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또한, 일방적인 정보 주입이 아닌 건강한 토론과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점검하고 지혜를 모으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익명의 디지털 정보보다, 삶으로 신뢰가 쌓인 목회자와 교우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세상이 빠르고 자극적인 정보에 열광할 때, 교회는 오랜 시간 묵상과 기도로 검증된 ‘느리지만 깊이 있는 진리’를 나누는 안식처가 되어야 합니다. 정보의 소비자를 넘어, 진리의 전달자로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번 한 주, 내가 접하는 정보가 참된 것인지, 사랑 안에서 덕을 세우는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우리 교회가 분별의 지혜와 따뜻한 사랑으로 가득하여, 혼란한 세상 속에서 참된 진리를 찾는 이들의 등대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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