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단상 무척이나 뜨거운 여름이었습니다. 폭염으로 모두가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요. 창조세계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부주의함이 빚어낸 결과를 톡톡히 치렀습니다. 그럼에도 계절의 변화를 막을 수는 없나 봅니다. 오늘 아침, 창을 세차게 때리는 빗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가을비를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통쾌하리만치 시원하게 내리는 장대비 덕분에 그간의 더위가 씻겨 내려가는 듯해 안심이 됩니다. 동시에 염려도 있습니다. 벌써 뉴스에서는 여기저기 사건 사고 소식을 전합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우리 집 베란다에도 빗물이 스며듭니다. 얼마 전 큰아이 잠자는 공간으로 개조했는데, 비가 새면서 이불을 다 버린 것 같더군요. 혹시 우리 성도님들 집에도 이런 문제가 없을까 걱정이 됩니다. 성경 속 노아의 이야기도 떠오릅니다. 하나님께서 40일 동안 비를 내리셨을 때, 노아와 그의 가족은 방주 안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아마도 두려우면서도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는 확신이 공존했을 것입니다. 노아의 방주가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듯, 우리의 신앙도 때로는 불확실성의 파도를 헤쳐 나갑니다만 하나님의 약속 붙잡을 때 편안함을 느낄 것입니다. 가을비는 또한 하나님의 은혜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가 햇빛을 만드시며 비를 내리시되 의인과 악인에게 똑같이 하시며"(마 5:45). 하나님의 은혜는 모든 이에게 차별 없이 내립니다. 우리도 모든 이를 향한 포용적인 사랑을 실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수확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야고보는 "농부가 땅에서 나는 귀한 열매를 바라고 길이 참아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기다리나니"(약 5:7)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인내하며 기다리는 가운데 풍성한 영적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소원해 봅니다. 우리 삶에 내리는 은혜의 단비도 때로는 부드러운 이슬 같을 때도 있지만, 때로는 거센 폭풍우처럼 다가옵니다. 덕분에 우리는 더 깊은 영적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겠지요. 이 가을, 모두가 삶의 풍성한 수확을 거두는 시간이길 소망합니다. 그 수확의 기쁨이 흘러 넘쳐 가정과 지역을 적시고 열방에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는 선교적 제8영도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비 오는 가을 아침,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은혜를 빕니다. |